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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오르는 산

서울 성곽길 숭례문-인왕산-창의문 구간(1)

서울 성곽길을 천천히 순성중이다. 

천천히다... 고작 4코스인데... 솔직히 빡세게 타면 하루 2개도 할 수 있는데... 

천천히 하자... 40대 후반 들어가는데 관절들 아껴가면서... 

어짜피 매주 한번 정도 가는 산행에 한 해에 잘 가봐야 52번, 미친듯이 무리해도(토일요일 모두다 산행) 104번 산행 하는 건데 천천히 다닐수 밖에 없지 않나...

휴가내서? 자기일 하는 인간이 휴가가 어디 있겠나... 휴.... 


어쨌든... 다녀왔다. 감상은? 순성길중에 최고인 듯... 강추다... 


솔직히 산에만 가다가 성곽길 할때는 이유가 있었다. 


너무 추운겨울에 무리하고 싶지 않았다. 아직 산좀 탄타고 할 수도 없는 정도의 경험을 가지고 까불다가 다칠까봐... 

두번째로 도심 속의 길이라 구경꺼리가 좀 다를 거 같았다. 

세번째로... 솔직히 타지 출신으로 서울 살면서 서울을 좀 다르게 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인왕산 길은 세가지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코스인 듯 하다. 


첫번째로 최고점이 365미터 정도로 그리 높지 않다. 물론 전체 다닌 길에서 오른 거리의 합인 총획득고도는 500미터가 넘는다. 하지만 도심지역의 살짝 오르고 내리는 길이라 부담이 전혀 없다. 


두번째로 코스속에 이야기가 있다. 숭례문에서 시작하면 배재학당터, 정동길, 일제때 길 확장 하느라 사라진 서대문(돈의문),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교장, 독립문과 서대문 형무소 옆을 지나고, 경북궁을 한눈에 담아주면서 청와대, 윤동주, 창의문까지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있어서 가는 길 중간중간에 잠시 쉬어가게 한다. 


세번째는 성곽길이 그렇지만 정말 올라 가본면 아 사대문이 이렇게 올라가고, 그안에 도성을 만들고 무학대사가 왜 인왕산을 주산으로 삼으려 했고, 왜 성리학자들은 북악산을 주산으로 하려 했는지 알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보이는 듯 하다. 


코스는 대략 다음과 같다. 


등산/하이킹
2017. 2. 12. 9:30 AM
소요 시간 3h 4m , 거리 7.1 km
가벼운 산행
-작성자 black207, 출처 램블러
시청역에서 서울성곽길 인왕산 코스

오늘의 집결지는 시청역 8번출구... 숭례문에서 출발해서가기 위해 시청앞에서 모였다. 


지하철 역에서 뽑은 한잔의 커피를 들고 일단 숭례문으로 향했다. 



지나다 보니 구 삼성 본관이 보인다. 살아 있을때 이병철 회장이 정말 공들여서 마련한 건물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건물 팔고 나서 부터 삼성이 어려워 졌다는 밑거나 말거나 이야기가 나왔다. 



숭례문 도착



대한 상공회의소 쪽으로 가면 진짜 순성길의 시작이다. 



숭례문에서 도로때문에 끊어진 성벽이 상공회의소 옆으로 다시 시작된다. 



한양 도성 순성길을 알리는 표시... 이제 이 표시들 잘따라가면 된다. 



복원하면서 만든 성곽은 왠지 성곽이라기 보다는 그냥 현대적인 건물의 옆벽을 보는 듯 했다. 뭐 어쩔수 없을 것이리라... 



지나다 보면 간간히 옛날 성벽의 일부가 보이기는 하지만 잘 관리 못했던 탓에 다른 건물의 기초가 되어 있기도 하다. 더이상 훼손 되지 않았으면 한다. 



중앙일보사를 지나 길을 건너 성곽길로 갈때 입간판 보고 잠시 헷갈렸다. 

화살표가 꺽여있길래 바로 좌회전을 했더니 다른 길이었다. 좀더 앞으로 가서 꺽으란 의미였다. 



이게 바른길... 



골목길로 접어 들었다. 



수렛골을 알리는 표지. 이전 서소문동 쪽에 숙박시설이 많아 수레들이 많이 모여들어 수렛골이라고 한단다. 참 여러 사연들이 골목마다 있는 듯... 



다시 발견한 순성길 안내 표지 



곳곳에 잘 배치 되어 있다. 



교과서에서만 들었던 아펜젤러의 배재학당 터... 신교육의 산실이라고 한다. 



정동으로 들어서니 정동교회사 보인다. 



정동제일교회또한 아펜젤러가 설립한 최초의 개신교교회이고 역사적인 인물들이 여기서 예배를 봤다고 한다. 유관순의 장례식이 거행되었던 곳이기도 하며 국내 최초의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곳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이 오르간 뒤에서 기미동립선언서를 등사 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독립운동의 성지요 대한민국이 태동한 자리 중 하나다. 



정동길에 따라 걸으면 자그마한 가게들이 여러개 있다. 왠지 모르게 한번 와서 먹어 보고 싶은 자리들이다. 



보구여관터란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병원.. 이후 이화여자대학교의대의 전신이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