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천히 오르는 산

눈오는 날 남한산성(1)

남한산성을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청계산, 북한산 이외에 가장 자주가는 코스이며 난이도로 보면 그리 높지 않은 코스다. 전체 길이는 7.7 km 정도. 산성의 여장을 따라 가는 코스라 최고점은 531m 정도지만 오르락 내리락 하는 코스라 올라가는 총 높이는 도합 440m정도 된다. 오늘같이 눈오는 날에는 아이젠은 필수, 눈리 그리 많이 오지 않기 때문에 스패츠 까지는 필요가 없다. 총 이동시간은 3시간 43분. 


개인적으로는 동문에서 시작해서 장경사를 지나 북문을 돌아 남문에서 빠져나오는 코스를 선호한다. 일단 시작할때 최대한 한꺼번에 고도를 올리고  1.5km지점에서 일차 휴식이후 내리막과 오르막을 반복하는 코스이다. 


남한산성 지도남한산성에서 많이 다니는 코스, 남쪽 코스는 다른 구간에 비해 경치가 그렇게 좋진 못하지만 한적하다. 그래서 자주 빼먹는다.


실제 코스의 GPS로그가 궁금할 경우 https://www.ramblr.com/web/mymap/trip/146826/583251/ 참고



차를 이용할 경우 동문 주차장에는 9시 이전에 가면 항상 자리가 있었다. 하루 주차하는데 1,000원으로 부담은 거의 없다. 


남한산성 동문동문은 근래에 새단장을 해서 깨끗이 정비되어 있다. 좌익문이라고도 한다.


동문 옆으로 여장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른 길이지만 천천히만 올라 간다면 그리 부담되는 길은 아니다.


남한 산성 동문


동문옆으로 남문을 돌아 나오는 여장의 끝자락이 보인다. 


남문에서 동문으로 오는 코스


처음 300~400미터 정도(수평 거리로 따지는 거라서 올라가는 길인 경우 실제 느낌은 한 1km 정도 걷는 듯 하다.)를 계속 30도 이상의 가파른 길로 올라 간다. 


남한산성 여장 장경사 가는 오르막길 여장을 따라 올라간다. 내가 제일 좋아 하는 성벽 여장 모습


장경사 앞으로 약간의 평지가 나오면서 잠시 숨을 고르고 나면 이내 다시 가파른 오르막 길이 나타난다. 산이란게 원래 그러려니 하지만 여기서는 약 700미터 정도 거리 동안 높이로 160미터 정도 올라가는 길이다. 그러고 나면 남한 산성의 거의 최고 높이에 다다르게 된다. 



산이란게 결국 미탈길 올라가는 거긴 하지만 여기 올라 갈때가 남한산성의 이 코스에서 가장 힘들다. 아.. 물론 반대로 오는 사람에게는 천국 같은 내리막 길이겠지만.. 그리고 동료들과 거리도 가장 멀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약 1.1km쯤 오게 되면 암문이 하나나오고 잠시 평지길인들 하지만 돌아 서면 다시 오르막이다. 



재작년 여름에서는 이길에서 친구가 벌에 쏘이기도 했다. 그것도 말벌에.. 여름철에는 말벌도 조심해야 된다.




동장대터 가는길 동장대터 가는길


저위가 정상... 동장대 터이다. 


동장대터 가는길


산에 과자와 먹거리를 들고 가는 건 단순한 먹거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개인적으로 보면 딱 여기쯤 오면 이미에 땀이 송글 송글 내려오게 되고, 겨울철 산행에서 몸이 땀이 난다는 것은 일단 피속에 있는 포도당은 다 떨어지고, 간에 저장했던 글리코겐도 거의다 소모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더라. 그러면 이때 부터 정말로 지방이 타기 시작하는 단계인데... 몸이란게 꼭 오래쓴 충전지 같아서 계속 방전시간은 짧아지고 약간 휴식이 없으면 지방이 잘 연소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럴때 약간 달달한 음식(믹스 커피, 미니사이즈 초컬릿, 그리고 물많은 과일등)을 넣어 주면 짜르게 몸에 힘이 돌아오고 오히려 지방질 분해가 되는 시간을 충분히 가다려 주는 것 같았다. 


요즘 같은 계절에 따뜻한 물은 필수... 여기서 마시는 커피는 참 맛있다.


산행에 초컷릿 바는 필수.. 먹고 10분지나면 정말 신기하게 피로가 조금 풀린다.


아래 사진의 좌측은 근래에 복원한 여장이며 우측은 원래 있던 여장이다. 여행 하면서 간판을 읽어 보는 건 여행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간단히 살펴 보면 남한산성 여장의 특징을 설명하는데 전돌(벽돌을 생각 하면 된다.)로 축조한 평여장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양식은 남한 산성이외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한다. 


남한산성 여장 안내판남한산성 여장 안내판


평여장은 매우 일반적이로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돌로 만들어 지지만 남한산성은 무슨 공을 들였는지 이게 전돌로 되어 있으니 아마도 광해때 부터 인조대를 거치면서 석성으로 축성할 당시 왕의 피난처로 삼기 위하여 상당히 정성들여 축성한 것 같다. 이건 서울 성광의 모습과 비교해 보면 확연하다. 


서울 성곽 낙산코스 여장 서울성곽길 낙산 코스의 성곽 여장의 모습 화강암으로 남한 산성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니다.


서울 도성 성곽의 여장도 평여장의 일반적인 형태(중간의 구명이 가까운 곹의 적병을 공격하는 근총안, 좌우 두개가 멀리 있는 적을 여장뒤에서 엄폐한체 공격하는 원총안이다. 


국내에서 좀 다른 형태의 여장은 수원화정의 철(凸)여장이 유명하다. 수원화성에는 둥그런 반원 모양의 여장도 있다하는데 이건 결국 축성 당대의 주력 무기에 따라 여장의 모습에도 영향을 주는 게 아닌가 한다. 

 

수원화성 철여장 장안문수원 화성 대안문의 철(凸)여장


동장대터는 이름 그대로 장대가 있던 터이다. 보통 성곽에는 동서남북 중 지형적으로 높고 잘 보이는 곳에 장대를 마련하고 전투 지휘소로 사용한다고 한다. 동장대는 동쪽의 지휘소 일터이다. 올라 가보면 꽤 시야가 확보되는 자리로 장대가 있을 만한 곳이기는 하다. 


동장대에서 간단히 간식을 하고 나서 부터는 한참을 내려가게 된다. 북문 까지 내려 가면 다시 오르막은 시작한다. 



동장대에서 내려가는 내리막은 당분간 눈이 쌓여 있을 듯 하다. 북쪽 사면이라 얼어 있는 것들이 그렇게 잘 녹지는 않는다. 안전을 위해서는 아이젠은 선택 사양은 아닌 듯 하다.  



하절기에는 조망 또한 좋은 곳이라 걷는 느낌이 한결 좋은 자리인데 막혀 있는 조망 대신 설경이 그자리를 매운다. 9월달 가을의 청명한날 사진을 구경이나 해 보시길...  윗 사진과 거의 동일한 지점이다. 


남한산성 동장대터에서 북문 내리막남한산성 어느 가을의 전경, 동장대터에서 북문 내리막


내려와서 돌아 보면 반대로 걸어 가는 사람 참 힘들겠다 싶다.



여장에 쌓인 눈들도 북문에 다가 갈수록 많이 남아 있다.



그렇게 그렇게 북문에 도착 한다. 북문은 전승문이라고도 하는데 북문은 원래 초기에는 없었으나 병자 호란 10여년 전에 신축된 문이었다. 이후 개축 하면서 다시 전쟁에 지지 말자는 뜻으로 전승문이라는 이름을 달았다고 한다. 


국제 관계에서 변화하는 세상을 보지 못한 나라가 자기 국방도 준비를 못하면 만나게 되는 당연한 귀결이지만 근래에 돌아가는 모양새는 전승문의 이름을 다시금 생각 하게 한다. 


남한산성 북문남한산성 북문


북문을 지나면 수어장대까지는 거의 오르막이다. 


남한산성 북장대터남한산성 북장대터


누군가 눈길에 참지 못하고 만들어 놓은 눈사람이 아주 명작이었다.


남한산성 눈사람누군가 만들어 놓은 눈사람...


이 계단을 올라가면 암문으로 나가서 연주봉 옹성을 볼수 있다. 



(계속)